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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호시 스바루X나나미 히카리
*오니(도깨비) 스바루와 기녀 히카리입니다.
*해님이 풀어 주신 썰을 기반으로 쓴 글입니다.
(https://twitter.com/Y0URSERENDIP1TY/status/1118439275538726912)
*약간의 캐붕.
W. 여우눈
기녀들은 높은 사람들의 연회를 위해 노래와 춤 그리고 악기를 다룬다. 귀족들의 흥을 돋기 위해 기녀들의 외모는 출중해야 하고, 노래와 춤은 기본이며 악기는 최소한 서너 가지는 배워야 했다. 기녀들은 연회에서 제일 꽃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절대 실수가 없어야 하고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어야 했다. 수많은 아름답고 재능이 넘치는 기녀들 중에서 제일 뛰어난 기녀가 있었다. 그 기녀의 이름은 나나미 히카리이며, 옅은 금발은 마치 금을 녹여 염색시킨 것 같고, 그녀의 붉은 눈동자는 마치 보석 같았다. 고양이 같은 날카로운 새침해 보이는 눈매는 매력적이며 소문으로는 그녀의 목소리는 그 누구보다 맑고 아름다우며, 그녀의 춤은 마치 하늘에 있는 선녀 같고, 그녀가 못 다루는 악기는 없다는 얘기가 있었다. 또 다른 소문으로는 그녀는 그녀의 이름처럼 빛이 난다고 한다. 그녀의 실력은 너무나도 뛰어나고, 외모도 아름다워서 그녀를 보기 위해 높은 사람들도 그녀를 보기 위해 많은 돈을 쏟아붓는다고 한다.
“흐응─.”
스바루는 몰래 훔친 사과를 한 입 베어 물며 사람들의 입소문은 타는 나나미 히카리라는 인간의 낯이 궁금해졌다.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길래 저렇게 과장된 소문들이 인간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걸까? 오랜 세월을 지루하게 세월을 보낸 스바루는 호기심이 생겼다. 스바루는 무해하게 웃으면서 나나키 히카리라는 여자가 어디에 사는지 사람들에게 알아보았다. 스바루는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된 시골 소년처럼 얘기해서 사람들에게 정보를 얻었다. 나나미 히카리는 기녀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기녀들이 꾸린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그 마을은 바로 뒤에 산이 있으며 그리 멀지 않았다. 기녀들이 왜 마을에서 조금 더 먼 곳에서 따로 마을을 꾸린 이유는 기녀들은 밤에도 손님을 받고, 그 음악소리와 웃음소리가 잠들어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서 따로 꾸린 거라고 한다.
어느덧 하루는 날이 저물어가며 마을은 곧 어두워지면서 사람들이 지나가지 않았다. 어두워진 마을을 가만히 바라보던 스바루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역시 인간들의 시간은 너무나도 짧다니까.”
해가 나오는 시간에만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조금만 어두워지기만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스바루는 인간들의 활기찬 모습이 좋아해서 종종 이 곳에 놀러 나왔다. 가끔 그 활기찬 모습도 지루해져서 숲 속에 있다가 그것도 지루해져서 다시 인간 마을에 놀러 왔다.하지만 오늘은 자신의 호기심을 채워줄 것을 찾았으니 오늘 밤은 그리 지루하지 않겠지.라고 생각한 스바루는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둥글었던 귀 끝은 뾰족해지고, 이마위로 기다랗고 날카로운 뿔이 자라면서 평범하기 짝이 없었던 옷은 화려한 장신구들이 가득한 화려한 색깔의 옷 위로 둘러졌고, 흰 손톱은 검붉은 색으로 변하면서 끝이 뾰족하게 길어졌다. 그리고 그의 주위로 파란색 불들이 스바루 주위에 얼쩡거리며 주위를 밝게 비췄다.
“그럼 한 번 만나러 가볼까?”
그 말을 마지막으로 스바루의 모습은 사라졌다. 마치 원래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흔적도 없이.
*
나나미 히카리는 오늘도 옷을 수수하게 입고 자신이 애용하는 샤미센을 들고 몰래 마을을 벗어났다. 기녀라면 당연히 밤에 손님을 모시고 그들에게 거짓 웃음을 팔고 그들 앞에 춤과 노래, 그리고 악기를 치는 모습을 뽐내야 하지만 히카리는 그러기가 싫었다. 하지만 가끔은 어쩔 수 없이 어른들의 눈치로 인해 높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재능을 뽐내지만 그때마다 히카리는 마치 자신이 우리의 원숭이가 되는 것 같아서 싫었다. 그래서 히카리는 간간히 마을을 벗어나서 마을이 보이는 나무 위에 올라가서 날이 밝아질 때까지 샤미센을 키며 노래를 불렀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버틸 예정이기 때문에 히카리는 능숙하게 마을을 벗어서 샤미센을 등 뒤로 업어서 끈으로 단단히 묶은 다음 나무 위로 올라갔다. 나무 위에 올라가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비싼 양초를 쓰는 만큼 어두운 밤을 불로 밝혀주었다. 여기서 멀리 떨어진 마을보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여기서 내려다보는 야경(夜景)은 언제나 절경이었고, 이 곳에서 히카리는 흥얼거리며 곡을 만들었다. 등에 맨 샤미센을 자신에 허리에 묶었던 끈을 조심히 풀어서 무릎에다가 둔 히카리는 샤미센을 조심을 쓰다듬고는 눈을 감으며 샤미센을 켰다.
구슬픈 샤미센의 악기 소리가 밤바람을 타고 흘러갔다. 구슬픈 음색이 왠지 자신의 마음을 대신하는 것 같아서 히카리는 살짝 울적해졌다. 히카리는 치고 있던 샤미센을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키기 시작했다. 방금까지 킨 노래와는 다른 음색이었다. 히카리가 악기 선율에 맞춰서 입을 열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어두운 밤하늘에 홀로 있는 달아
너 혼자 밝아 참으로 외로워 보이는구나
하지만 그리 슬퍼하지 마렴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줄 테니
밝은 달아 내 친구가 되어 주렴
내가 너의 말동무가 되어주마
너를 외롭게 두지 않게
나와 함께 이 어두운 밤을 지내자
자신이 처음으로 만든 곡으로 외로운 밤을 혼자 지내기가 싫어서 달을 벗으로 삼아 부른 곡. 제목은 짓지 않았다. 곡이라고 해도 너무나도 짧았다. 어두운 밤에 홀로 빛나는 달이 너무나도 예뻤다. 히카리는 샤미센을 계속 키며 노래를 불렀다. 원래 있었던 곡, 자신이 만든 곡. 번갈아 가면서 부르니 벌써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어두운 밤 인대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북적이고 화려했던 마을 거리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마을 불이 더 꺼지기 전에 히카리는 얼른 마을로 돌아갔다. 누군가가 자신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모른 채.
*
스바루는 멍하니 인간 여자가 있었던 나무 위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인간 마을에서 소문이 날 법한 아이였다. 옅은 금발에 붉은 눈동자. 희고 고운 손으로 샤미센을 연주하는 그녀의 솜씨는 너무나도 훌륭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소문대로 맑고 고왔으며 정말로 그녀에게 빛이 나는 것 같았다. 그녀의 노랫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 좀 더 듣고 싶다. 그녀를 자신의 곁에 두고 싶다. 그녀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바루는 생각을 곧 행동으로 옮겼다. 스바루는 다행히 히카리를 곧바로 찾을 수 있었다. 기녀들은 모두 잠들었지만 히카리는 창문을 열고 멍하니 안개 낀 새벽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바루는 히카리가 울적해 보였다. 그녀의 웃으면 참으로 예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안녕?”
“꺅!”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히카리는 놀라며 몸을 뒤로 젖혔다. 누가 잡아주지 않았다면 뒤로 넘어질 뻔했지만 스바루는 히카리의 팔을 잡아 뒤로 넘어질 뻔한 것을 자신의 품 안에 안겼다. 히카리는 소리를 지를 뻔한 것을 꾹 참았다. 자기가 소리를 지르면 분명히 자신 방 근처에 잠을 자는 기녀들이 놀라서 올 것이 분명했다. 히카리는 눈을 또륵또륵 굴리며 스바루를 보았다. 이마에 달린 뿔, 그의 주위에 파란 불을 내뿜는 도깨비불이 있었다. 오니(도깨비)! 히카리는 다시 한번 놀라며 오니를 바라보았다. 그저 어른들이 꼬마 아이들에게 겁을 줄려고 만든 상상의 요괴인 줄 알았는데 설마 진짜 오니가 있을 줄이야! 스바루는 자신의 품에 안긴 히카리가 잘게 떨리는 것을 보았다. 음……. 자신이 본의 아니게 겁을 준 모양이었다. 스바루는 자신이 해를 끼치지 않다는 의미로 히카리와 거리를 벌렸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맞잡은 손은 너무나도 따뜻하고 좋아서 손을 잡은 채로 웃었다.
“너의 노랫소리가 너무나도 좋아서 이렇게 만나러 왔어! 놀라게 했다면 미안해!”
“노래……소리……?”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을 더듬으며 말하자 스바루는 그렇다며 고개를 주억거리며 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히카리는 놀라서 두근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스바루의 뿔을 보았다. 혹시 저거 가짜는 아니겠지? 단순히 사람을 놀래 키기 위해 만든 거겠지?히카리는 마른침을 삼켰다.
“있잖아, 노래 더 불러주면 안 될까?네가 부른 노래랑 악기 연주 너무너무 좋거든!”
하지만 뒤에 너울거리는 파란 불은 어딜 봐도 도깨비불이었다. 만약 내 앞에 있는 것이 진짜 오니라도 내게는 무해할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 손을 맞잡은 오니의 손은 차가웠다. 근데 언제까지 자신의 손을 잡고 있을까? 그리고 어른들한테 들었던 오니는 실제로 보니 뿔만 떼면 아마 자신과 같은 인간과 다름없었다. 그리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마치 뒷마당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간식을 달라고 조르는 듯한 느낌 같았다. 너무나도 자신에게 무해하다고 표현하는 오니가 조금 귀엽다는 생각이 들면서 긴장했던 것이 조금 풀렸다.
“지금은 다들 자고 있으니까 오늘 밤에 숲 속에서 불러드릴게요. 저 꽤 비싸서 높은 사람들도 제 노래랑 악기 연주는 잘 못 봐요.”
조금 생색을 내며 말하니 스바루는 그래도 좋다며 기뻐했다. 히카리는 그 모습이 오니의 뿔보다는 강아지 귀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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